“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어요.”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말했다. 창문 너머로는 하늘빛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바다 끝 수평선 위엔 구름이 떠 있었고, 바닷물결 위로 햇살이 부서지고 있었다. 모든 것이 고요했고, 평화로웠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온 세상이 빛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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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날 오후, 버스 정류장 앞 카페 창가 자리에 앉은 남자가 맞은편 가게 안 쪽을 바라보고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미동 없이 앉아있는 모습이다. 10분 쯤 지났을까? 우산을 쓴 여자가 나타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커피 두 잔을 주문한다. 그렇게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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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늦었어?” 남자가 말했다. 조금 지친 듯한 목소리였다. 신발 끈을 풀며 대답했다. “늦잠 잤거든.” 바람이 불어왔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부서져 내렸다. 산새소리가 들려왔다. 시계를 보니 11시 30분이다. 약속 시간까지 앞으로 10분 남았다. 다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다. 이곳은 온통 초록빛뿐이다. 눈앞에 보이는 건 오직 푸른색밖에 없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게 펼쳐진 초원 위에 홀로 서 있다. 누군가 내게 다가와 손을 잡아주었으면 좋겠다. 혼자라는 사실이 두렵다. 문득 옛 기억이 떠올랐다. 아주 어릴 적 엄마와 함께 걸었던 공원길....... 어린 시절 난 그곳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풀밭에 누워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행복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때만큼은 정말 아무런 걱정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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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눈 앞에 서 있는 남자아이와 엄마라는 존재 사이엔 도저히 끼어들 틈이 없어 보였다. 아이는 온 힘을 다해 달려왔는지 두 볼이 상기되어 있었고, 또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일 테다. 그런데 난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 걸까? 우리 아들... 잘 지내니? 정말 괜찮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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